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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앨저넌에게 꽃을

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

 

직장 동료가 추천해주고 소장 중이던 책을 빌려줘 읽게 된 책.

빌려준지가 반년이 넘어가는거 같은데 늦게 돌려줘서 미안한 마음뿐.. ㅠㅠ 커피라도 한 잔 사드려야 할 듯..
읽어보니 그렇게 어렵고 난해한 책도 아니었건만 왜 이리 손이 안가던지.. 주말에 하루 날 잡고 완독 했다.

 주인공은 빵집에서 일을 하는 찰리고든이라는 32살 남자이고 어렸을 때 앓은 병 때문에 뇌손상이 있어 어린아이의 지능을 갖고 있다. 이런 찰리에게 대학 교수가 지능을 높일 수 있는 수술을 권유했고, 찰리와 그의 가족이 동의하여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을 받은 후에는 찰리보다 먼저 뇌수술을 받았던 앨저넌이라는 실험용 쥐와 지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을 계속하며 경과를 지켜본다.

 찰리의 수술은 성공적이어서 빠르게 지능이 높아져갔지만 그럴수록 빵집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은 찰리 고든을 경계하고 따돌리며 결국에는 가게에서 일을 그만두게 하였다. 찰리가 지능이 낮았을 때는 동료들이 자신을 따돌린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였지만 지능이 높아지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을 뿐인데 동료들은 과거보다 나아진 자신을 배척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힘들었고 높아진 지능에 비해 감정의 성숙함은 더디게 성장하여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빵집을 그만두고서는 대학 교수의 도움을 받으며 대학교에서 본인이 받은 뇌수술에 대한 실험 연구도 하고 여자와 사랑도 하며 지냈지만 앨저넌은 이상한 돌발 행동들을 보이다가 죽어버렸다. 관찰 결과 급격한 속도로 높아진 지능에 퇴행 속도도 그만큼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찰리는 본인의 앞 날도 그렇게 되리라 예상하며 연구 중이던 실험 연구를 마무리하려고 노력했고 사랑했던 연인 그리고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감정 정리를 하는 과정을 가지게 된다.

 책은 3월부터 11월까지 찰리가 수술 후에 작성한 경과보고서로 되어있는데 수술 직후 초반에 작성한 경과보고서에는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의 완성도가 아주 엉터리였고 중반부로 갈수록 평범한 일반 성인처럼 경과보고서를 잘썼다. 또 후반부 경과보고서에는 찰리가 지능의 퇴행을 겪으며 수술 직후 초반에 작성했었던 완전하지 못한 문장력을 다시 보여준다.

 찰리가 그토록 원하던 주변인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게되고 사회의 일원이 되어 더 나아가 자신과 같은 지능이 낮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실험 연구도 하였으나 자신의 지능이 점차 퇴행되는 게 느껴질 때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쉽고 얼마나 두려웠을지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는 낮은 지능의 사람을 수술로 통해 정상 또는 뛰어난 지능을 갖게하여도 기존의 사회 구성원에 포함되었을 때 수술 전보다 더한 차별을 받게 될 거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능이 차이 난다는 이유로 인간을 차별한 당시의 현실 비판도 담았다고 한다. 
 더 높은 지능과 더 나은 교육만을 바라보는 사회이지만 그것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감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이상적인 사회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 특수학교를 만들 때 지역주민들이 극심한 반대가 있다고 뉴스를 본적이 있다. 지역주민들의 특수학교 설립 반대 이유는 지역 이미지가 나빠지고 지역 아이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것이며 집 값도 하락할 거라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장애인만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가 생기는 것보다 그냥 일반 학교에서 같이 어울려 지내는 것이 커가는 아이들 정서에도 도움이 되고 더 멋진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수업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느낄 수도 있지만 내 기억으로는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같은 반에 장애인 친구가 있었고 오전에 몇 교시 수업을 같이 듣고서 특수반으로 이동했었던 거 같다. 쉬는 시간에 나와 몇몇 친구들이 장애인 친구를 도와 특수반으로 데려다주었었는데 이상하게도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반에 장애를 갖은 친구는 없었다(워낙에 인원이 적었었고, 다른 반에 배정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주변에는 나와 비슷한 아이들만 있었고 지금도 내 생활 반경에는 장애를 갖은 사람이 없는 거 같다. 그러다 보니 가끔가다 장애인을 마주하게 되면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도와줘야 하는 게 맞는지 지나쳐야 하는 것이 맞는지 어떻게 대해야 그들이 기분 나쁘지 않게 내 도움을 받을지. 그들이 그냥 동네 주민으로서 같은 생활 반경에 함께 지냈으면 한다. 또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도 맞다고도 생각하는데 어떠한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그들과 어울려 지내보아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들에 대한 인식, 또 바라보는 시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분위기, 어울림이 거리낌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특수학교 뉴스 이야기를 하다 보니 포커스가 장애인으로 맞춰졌지만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간에 존중과 배려 이해가 가득한 사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추천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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